2006. 11. 7. 12:22 음악이 좋아~/Favorites

Edguy. 그 치열한 정박과 속도감의 미학.

Edguy. 독일 멜로딕 메틀 밴드이다. 솔직히 나는 그들의 요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건 마치 개그를 하는 건지 음악을 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들은 이들의 요즘 음악에 많은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 같다만은, 적어도 나만은 싫다. 음악을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만은, 나같은 3류 리스너는 그냥 그들의 초기음악에 끝까지 집착을 할련다.

이 글은 여타의 정보없이 쓰는 리뷰로서 다른사람의 견해는 1g도 포함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한 느낌과 감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그 만큼 미친듯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겠지... 2집 - Vain Glory Opera와 함께 샀던 여타 다른 음반은 한번씩만 듣고 던져버린후 근 2달동안 이 앨범만 들었으니 말 다했지..

내가 Edguy를 알고 접하게 된 이유는 정말 어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모 게임(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이 블로그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더라면 알 수 있을.. 그리고 그런 포스팅도 꽤 많이 했었고.)의 캐릭터 이름과 기술 이름은 거의 다 메틀 밴드명과 그 곡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기나오는 밴드의 모든 음악을 다 들어보겠노라!! 고 이것저것 지르던 중 걸려든 것. 그것도 배송료 아끼고 샘플러 하나 더 받자고 금액 맞춰야 된답시고 한장 더 고를때 가격이 제일 싼것!!을 고른것이 (오~ 8900원. 좋은걸~) 이 앨범이다. 이 앨범이 나의 음반 컬렉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 버렸다.

1.OVERTURE
2.UNTIL WE RISE AGAIN
3.HOW MANY MILES
4.SCARLET ROSE
5.OUT OF CONTROL
6.VAIN GLORY OPERA
7.FAIRYTALE
8.WALK ON FIGHTING
9.TOMORROW
10.NO MORE FOOLIN'
11.HYMN
(+ Bonus Track : But Here I Am)


+ 보너스 트랙. But Here I Am


이들의 후기. 그러니까 요즘에 하는 개그센스 넘치는 음악과는 대조적으로 이들의 초기 음악은 지나칠 정도로 정직(?)하고 진지했다. 앨범커버만 보더라도 1집, 2집은 마치 보이스카웃의 로고인양 보이기도 한다.. [1집 커버가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시길.. 민둥민둥합니다.. 쩝..;;]

그 대표격인 곡이 2집의 Until We Rise Again이다. 인트로격인 Overture가 끝나고 바로 시작하는 앨범의 첫머리라고 할 수 있는 이 곡.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희망 등을 노래하고 있다. 내용은 대충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비슷하니 연상해보면 될듯하다. 2080년에 세상이 망하고.. 기계들의 지배.. 응??
그리고 후렴구는 "내 손을 잡아, 나와 함께가자, 우리가 다시 일어설 때 까지." 대충 이런 내용이다. 으아!!! 이 얼마나 감동적이지 마지않을 수 없는 내용인가!!! 그냥 이곡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앨범에는 이 곡 뺨치게 좋고도 주옥같은 곡들이 많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지. 전체적으로 빼놓을 것 하나없이 군더더기 없는 앨범이다.


Edguy - Until We Rise Again

2080 - Our world is an empty domain.
Emotions have died.
Men bleeding oil are the heroes for children today.

Drinking the blood of the weak dictators bring pain.

But they show us a smile.
Feelings and love are kept hidden in a madhouse cave.

It's a mad revolution.
And the spirits will die.
Oh, escape the confusion.
Take my hand.

*chorus*
Now take my hand
Take me now.
Take my hand.
We won't be so free.
Until we rise again.

Eden is mad so enjoy it and fly to the sun.
Don't you return.
Your breath and your heartbeat are gifts.
You've been given for life - Oh yeah.

Oh, our deepest emotions.
Are a sign of our life and our love.
No robot can stop us.
Take my hand

*chorus*
-solo:Jens-
*chorus*


Edguy는 누가 독일밴드 아니랄까봐 치밀하게 정박을 지켜주는 경향성을 보인다. 그렇다고 다른 밴드들처럼 깨나 빠른 속도감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고 빠르지 않다는게 아니고. 그냥 비교를 해 봤을때 그렇다는 얘기.). 일반도로를 80km/h로 달리는 차에 타고있는 승차감이랄까. 편안하고 마음이 놓이는 음악이다.. 쿵짝쿵짝 메틀인데도 말이다.

사실 Dream Theater를 하도 많이 들은 나로서는 어지간한 음악은 심심해서 못들어주겠다. 싶을 정도인것도 많다. 그 심심함을 메워주는 것이 Rhapsody같은 경우에는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가 빠르디 빠른 속도감. Stratovarius같은 경우에는 그 서정성과 키보드 사운드와 감미로운 멜로디 이다. 그러나 의외로 Edguy에서의 심심풀이 땅콩은 바로 그 엄청나게 집착을 보이는 정박과 귀를 쏙쏙잡아끄는 멜로디 리프이다.

멜로디 리프
라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멜로디 라인이 아니고 멜로디 리프. 물론 곡들에서 멜로디 라인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기타리프 하듯이 멜로디가 리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건지 모르겠군.. 모르는 주제에 함부로 말하다가 다굴맞을지도.. ;;]
멜로디 리프의 대표격은 이 앨범의 6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Vain Glory Opera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것이다.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대략 사람을 취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미리말해둔다.

부클릿에 보면 뭐. Helloween의 직계 계보를 잇는 3세대 멜로딕 스피드 메틀 밴드라고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거창한 설명은 집어치우자. 그들은 독일인이다.. 그리하여 독일스러운 음악을 하고 있는것이다.. 일반적인 생각은 어떨지 모르지만.. 난 그들이 독일인 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이 그대로 음악에 반영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줄창 말했지만.. 그렇다고 이 앨범이 속도감에서 뒤쳐지는 건 아니다.. 80km/h의 승차감은 뉘집 개이름이 아닌것이다.. 80km/h가 과연 느린 속도인가?? 한국인이 고속도로를 항상 미친듯이 달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상당히 빠른 속도이다.. 여타 멜스메 밴드.. such as - Sonata Arctica같이 미친듯이 빠른 밴드에 비하면 쳐지는 면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들역시 명색이 멜스메. 스피드가 들어간 밴드인 것이다.

.. 설명이 줄창 길었다.. 빨리 각설하고 3번 트랙으로 들어가 보자.

3번 트랙은 How Many Miles 이다. 미드 템포와 빠른템포가 번갈아 등장하면서 멋진 멜로디 라인을 들려준다. 특히 후렴구의 How many miles to the gate of reality에서의 감동이란.. 이때 이들은 역시 진지했다는것을 다시한번 보여준다. 또한 인트로의 드럼+베이스 & 키보드가 인상적이다. 한번때리고 멜로디, 또 한번 때리고 멜로디.. 그리고 이 곡이 진행되면서 몇번이고 미드템포와 빠른템포를 넘나드는 다각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거기다 정박까지 집착해주는 센스~

이제 4번트랙.. Scarlet Rose...
속도감에 취해버린 정신을 잠시 가다듬고 달래주는 슬로우 템포 발라드 곡이다.. 이게 또 이 앨범에서 백미중 하나이다.. [흰쌀이 아니고.. ;;] Dream Theater로 치자면 Another Day, Hollow Years쯤 되는 명곡과 어깨를 견줄만 하다.. 다만 약간 늘어진달까.. 어쨌거나 감동은 비슷하니까.. 쫌 다른면이 있다면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 어우러지기 때문에 필수적인 곡인지 아닌지의 차이랄까.. 좀 미묘한 차이.. ;;

자.. 이제 5번트랙. Out of Control로 가보도록 하자. 그냥 즐겁게 감상해 보실까..?!
Scarlet Rose를 이어나가는 듯한 멜로디 라인과 슬로우 템포로 시작하면서 차차 미드템포로 발전하는 곡이다. 이후에도 슬로우&미드템로가 한두번씩 교차하게 된다. 게다가 빠른 템포까지도 한번 넘나들게 된다. 다시 한번 더 주지하는 바 이지만, 이 앨범에서 빼놓을 만한 곡은 절대. 절대로 하나도 없다. 명심하시길.. ㅎㅎ

이제 이 앨범의 타이틀곡. 6번트랙인 Vain Glory Opera이다. 베이스와 어우러지는 키보드 사운드가 이 곡 전체를 흘러가는 메인 테마이며 정말 감동에 젖을 수 밖에 없는 라인이라 생각한다. 이 곡을 듣다보면 저절로 키보드의 멜로디 리프를 흥얼거리게 되며(멜로디 라인이 아니라 멜로디 리프. 리프.. 리프입니다.. 반복과 변주와 발전이 있는 멜로디 리프) 심한경우는 1주일 내내 뇌리에서 잊혀지지도 않으면서 어느새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곡 역시 [베이스 +드럼+키보드] 리프의 딱딱 떨어지는 철저하게 정박을 지키는 곡으로서 미드템포로 진행되지만 정박에 의한 가속도감으로 전혀 속도감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지 않으며 중간에 기타솔로가 속도감을 한층 받혀주는 형식이다. 이 곡은 전무후무한 Edguy의 명곡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곡이 Edguy의 대표곡이며 역대 최고의 작품성이 있는 곡이라고 말하고 싶다.(이러다가 또 다구리 맞겠다.. 이크..) 한참 지껄인것 같지만 결론은 그저 최고.라는 것이다.

이제 다음곡은 7번 트랙. Fairytale 이다.. 그냥 직역하면 허구의 이야기. 뭐 그런뜻이다.
2집의 전곡을 통틀어 가장 속도감있고 빠르게 전개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투룩 투룩탁 투둑 툭툭 투루룩탁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마치 달리기 전에 뭔가 예비신호를 주고 발진하는 엔진처럼 시작하는 독특한 드럼비트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곡이다. 3집에 라이브 보너스 트랙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것도 아주 대박이다..

라이브인지라 개그센스를 보여주는건지 아닌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관객을 우롱(?)하는 개그를 선보인다.. 따라하라고 이런저런 보컬을 들려주다가.(예를들면 도미솔미도. 라던가 도미솔도도솔미도. 따위의 음으로 아아아아~ 아아아~ 대충이런것.) 갑자기 인간의 청각과 센스로 절대로 따라할 수 없게 질러댄 다음. You get fairytale!!!이라 외치고 시작하는.. -_-; 심히 어이없는 개그?!
각설하고. 아마도 Edguy팬들에게 상당히 사랑받는 곡인듯.. 멜로디 측면이나 스피드 측면이나 어디하나 트집잡을 곳이 없고 손색이 없으니.. 이들이 그냥 쿵짝쿵짝하는 독일메틀이라고 도저히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앨범 전반과 상당히 다른면모를 보여준다. 곡의 내용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Fairytale. Life is one big fairytale. A book of seen seals. Someone tell me why and how.가. 후렴구이다.. 이걸로 봐서는.... ... .. 역시 잘 모르겠다.. ;;

다음곡은 8번트랙 Walk on Fighting이다. 어딘가 비장한 제목.. -ㅁ-
인트로 멜로디에 드럼비트가 차차 덧붙여지면서 시작하는 이 곡은 곡의 전반을 흐르는 베이스의 싱코페이션이 인상적이며 귀를 잡아끈다. 스로우 템포와 미드 템포를 넘나든다.. 우와.. 이 당김음의 맛이란.. 당김음은 역시 정박속에 담겨있을때 최고의 감칠맛을 발휘하는 것 같다. 게다가 후렴구는 - 보컬은 미드템포, 드럼&베이스는 빠른템포로 달리는 조화를 보여준다.. 가사나 제목을 보자면 역시 이들의 그때 당시에 상당히 진지했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곡이다.

9번트랙 Tomorrow. 발라드 넘버이다.
이 앨범에 2개 뿐인 발라드 트랙 중 하나이면서 역시 이런 앨범의 수록곡 답게 뜨겁게 달아오른 타이어를 식혀주는 듯한 슬로우템포. Scarlet Rose보다도 더 늘어지는 것 같다..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지만.. ) .. 그냥 궁금하면 사서 들어보시라.. 정말 이 앨범은 음원을 다 올려버리고 싶지만.. 정말 그러고 싶지만.. 그건 거의 XX행위 수준이다.. [상상은 자유.]

10번 트랙은 No More Foolin' .그저 제목 그대로..
근데 이거.. 저음이 상당히 많다. 베이스도 그렇고. 리프도 그렇고... 심지어 코러스 자체가 저음이다.. 땀 한줄기 삐질..;; 후렴구에 바닥에 쫙 깔아서 저음을 지르는 코러스가 인상저기며 여기서 저음을 한층 더 붙여주는 베이스까지.. 그저 좋은거다. 역시 치밀하게 정박자. 게다가 역시 진지한곡.. 제목그대로인데.. 왜 그네들은 요즘 뻘짓인거지?? 왜 개그밴드가 된거냐고.. +_+
이제 앨범의 마지막이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힘들었으니 글이라도 그냥 짧게 끝맺을란다..

11번 트랙은 Hymn.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니만큼 적당히. 가 아니고 아주 곡 자체가 Goodbye라는 컨셉인것 같은 분위기이다.. 듣는사람 입장에서.. (가사에서 굿바이 따위가 절대 나오는 곡이 아니다..) 이거 완전 물건이 아닌가.. 음악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면서 앨범의 끝을 맺어주며 아쉬움을 달래주는 곡이라니..
..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친히 보너스 트랙을 수록하여 주셨으니.. 그것이 But Here I Am
이거 제목만보면 딱 Dream Theater의 I Walk Beside You의 꼴이다.. 근데 전혀 달라..
이 보너스 트랙에 본인의 이상하리만치 이상한 비화가 숨겨져 있으니... ;;

보너스 트랙이랍시고 앨범에서 하지 못한 개그를 유감없이 발휘하신다. 곡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진지하지만.. 우어어어어~~!!! 로 시작해서 간사한 목소리로 Yes, sir ! Yes, sir ! .. 를 외치는건 그야말로 개그. 하지만 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다시 진지해진다.

이 곡의 후렴구는 But here I am . 처음 제목도 모르고(위에서 보시다시피 자켓에 안써있음.) 들었을때는 '퍼틸라이에'로들렸다.. 뭐시기여..? Fertilier ? fertilizer의 독일식? 뭘까?? 비료라고?? 부클릿 해설지를 보고나서 But here I am인줄 알았을때는 정말 탈력감이 200%상승해 버렸다.

이 곡은 그냥 편하게 듣고있다가 후렴구를 듣고 벌떡일어나게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니..왜냐구요?? Iron Maiden의 절대명반The Number of Beast 의 수록곡 Run to the hill이랑 후렴구 멜로디가 99.999%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비료라고 알아들었으니... ;;
하여간 정말 빼다 박은듯한 멜로디 였다. 근데 후렴구 말고는 또 전부 다른곡. 그것도 딱 제목부분의 멜로디만.. 그렇게 이 음반은 끝을 맺습니다.

음반은 평생살면서 한번쯤 들어 볼 만한 가치가 있고. 후회하지 않을 만한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가격도 다른 것들보다 약간 저렴하니.. (얼마전 확인해보니 9300원이더라..) 그냥 두말말고 질러보셔도 후회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괜히 이렇게 입에 개거품물고 추천하는게 아니지요. 물론 사람따라 취향따라 다를테니.. 사고나서 후회되신다면 제가 모조리 다시 사드리겠습니다. (반쯤진심.) 그리고 다시 산것을 모조리 친구들의 생일선물로 한장씩 돌려버리는 센스를.. ㅎㅎ

그럼 Edguy 2집 - Vain Glory Opera 의 정박의 미학에 빠져보시길..


2006. 02. 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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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힘들어요 힘들어..
이 리뷰는 조금 오래됐지만
리뷰라고 제대로 쓴 첫번째 리뷰인만큼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나는군요..

posted by 라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