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 월드>라는 작품이 사실 1, 2권에서 그다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실 3권 이후로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 재미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상당히 카타르시스 넘치는 3, 4권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액셀 월드>라는 작품을 제 스스로 재평가하게 만드는 퀄리티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스토리 전체의 흐름을 새롭게하는 의미가 큰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2권에서 전개된 설정과 관계를 이용해서 3, 4권의 새로운 전개를 가져오는데 이게 5권 이후로도 이어지는 군요.

 그나저나 이 작가님께서는 부제 다는 센스가 영 꽝이시네요. 2권 부제도 진홍의 폭풍공주... 그대로 스칼렛 레인은 아니지만 거의 마찬가지고, 3권 부제도 황혼의 약탈자... 이건 뭐 더스크 테이커를 완전히 그대로 부제에 때려박으셨습니다.

 뭐 스토리 상으로는 설마했지만 치유리 역시 버스트 링커가 되고, 이것저것 스펙타클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더 이상 밑으로 떨어질 수 조차 없는 상태로 바닥까지 떨어진 하루유키의 모습에 정말 눈물이 나올뻔 했답니다. 정말 시련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극복 가능한지조차 의문일 정도의 시련이 닥치다니요. 캐릭터의 정체성마저 상실하고 어찌어찌 심의시스템을 익히게 되지만 그래도 이번 적은 강합니다. 현실과 가상세계 모두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하루유키군이 되겠습니다. 이런 스토리를 참 대단한 반전하나로 뒤집어 주시는 작가님 역시 센스가 대단하십니다. 치유리가 반전코드가 될꺼라고 예상은 했지만 (저런 스토리라인이라면 이 정도 예상은 누구나 가능하겠죠), 설마 이런 식일꺼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어쨌든 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린 3, 4권이었습니다. 연속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절단신공 덕분에 가슴이 벌렁벌렁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리뷰는 살짝(?) 늦어졌지만, 이 작품을 청안시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3, 4권이 제게 준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이거 작품설정 이렇게 잘 해놓고 정말 엄청나게 그걸 역이용하시는 건...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만?! 허구한날 해킹이랑 바이러스라니...

 그나저나 심의 시스템이라니... 대체 이 소설이 가야할 길은 어디로?!

2011. 5. 1.
14:48 라피.
posted by 라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