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6. 15:04 음악이 좋아~/공연 후기


24일 ~ 25일 양일간 펜타포트에 다녀왔습니다. 표 살때랑 라인업이 달라져서 아주 약간 실망도 했지만, Pia 대신 Vassline 이 나왔으니까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바꿔놓은 라인업을 보니까 첫날(23일)도 제법 괜찮았을 것 같으네요. 지금껏 정신 못차리다가 이제서야 현실세계로 '킥' 당했네요. 왠지 '토템'한번 돌려봐야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틀간 정말 죽어라 잘 놀고 돌아왔네요. 근데 정말 이번에는 특색있는 밴드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새 대세는 신디사이저 아니면 브라스멤버인 것 같습니다.

펜타포트는 사실 처음이었는데요, 제가 가본건 2년전의 부산 락 페스티벌인지라, 의식적으로 자꾸 부산과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뭐 펜타포트만의 눈에 띄는 점이나 장점도 있지만, 부산 갔을 때 더 좋았던 점들도 있었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먼저 띄는 건 인구 비율이었는데요. 정말 여성분들이 많았습니다. 남자반 여자반... 아니 여자가 더 많은 것 같다는 느낌조차도 들정도였습니다. 부산에는 70~80%정도가 남자였거든요. 여자들이라고는 해도 바닷가에서 놀다가 잠깐 와보거나 심심한 지역주민들 정도?! 그리고 일단 수도권에서 하는 락 페스티벌이라서 그런지 부산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뭐 부산에도 다대포 바닷가에 있는 사람들 다 모으면 엄청나게 많겠지만 그 사람들이 다 락 페스티벌 보러온건 아니니까요.

*글 쓰기 전에*
전 어떠한 사전 정보 없이 순수하게 제가 보고 들은 것만을 토대로 작성할 것이며, 사진이나 이미지 따위는 과감하게 생략할 겁니다. 왜냐면 딴데가면 어딜가나 많이 볼 수 있을 거잖아요. 사진만 덕지덕지 바른 그런 글이 저는 싫거든요. 어차피 음악이란건 말로 설명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사진으로 본다고 설명되는건 더더욱 아니잖아요. 근데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는거라 좀 주관적이거나 부정확한 부분들이 있을 수는 있을거에요.


24일

첫날은 늦잠자서 9시 30분에 일어나버렸습니다. 아 '슈ㅣ밤 x됐다'를 외치고, 다행스럽게도 전날 챙겨야 할 물건들은 다 챙겨두었기 때문에, 아침으로 준비된 토스트를 30초 만에 순삭하고 집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친구랑 11시 30분에 김포공항역에서 합류하고 검암역에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점심이랍시고 대충 때운다음 셔틀버스를 타고 약속의 땅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폰부스가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폰부스
처음부터 상당히 괜찮은 밴드부터 보게 된 것 같았습니다. 무난한 모던 락 사운드여서 관객들 호응도 제법 괜찮았고(물론 이른시간이라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었지만요) 다소 감성적인 곡들도 좋았습니다. 근데 내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80년대 포크송 같다는 느낌도 좀 들었습니다. 쿵작쿵작해서 그런건가...

10cm
이름만 봤을때는 죠낸 빡센 밴드일줄 알았습니다만(무슨 욕을 순화시켜놓은줄 알았습니다), 생각과는 정반대로 두명이서 딩가딩가하는 밴드(?)였습니다. 말랑말랑한게 듣기 좋더군요.

데이브레이
그냥 락 밴드. 무난한 모던 락 사운드였는데, 이상하게 폭발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뭐 말그대로 무난한 느낌의 말랑말랑한 음악들이었네요. 멀찌감치 뒤에서 그냥 쭉 들었습니다.

뷰렛
요기부터 발동 걸렸습니다. 이때부터 좀 뛰기 시작했습니다. 약간 메탈 느낌이 났는데, Xandria 랑 비슷한 느낌에 파워풀한 보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운드로보나 비주얼로보나 베이스가 돋보였던 밴드였습니다. 트윈기타 속에도 전혀 묻히지 않는 사운드를 연주하는 한쪽 다리에만 가터벨트를 한 섹시한 베이스 누님이었네요. 파워풀한 보컬에 연주도 괜찮았고, 애초에 이 정도가 음악취향의 하한선이라서 좋았습니다.

이상민밴드
죄송합니다. x랑드 사이다 함 얻어먹어 볼라고 줄 서서 기다리다가 놓쳤습니다. 너무 목말랐어요. ㅠ_ㅠ

국카스텐
전 몰랐는데 요새 대세... 라고 해야할지 최근에 뜬 것 같더군요. 심지어 골수 팬들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라이브 실력이 대단했습니다. 친구 말로는 앨범이랑 완전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음악만 들어봤을때는 빡세게 노는애들 아닌 것 같았는데, 중간에 분위기가 살짝 싸늘해 지는게 느껴져서 뒤돌아 봤더니 제 바로 뒤로 동그란 빈 공간이 생겨있더군요. 순식간에 쓸려들어갔습니다. 이날의 첫번째 모싱(이라 읽고 프로레슬링이라 해석함)이었습니다. 덕분에 안경 작살났습니다. 그냥 뭔지도 몰랐는데 휩쓸린김에 정신없이 날뛰었습니다. 갑자기 템포 올려서 그런지 국카스텐 끝나고 완전 넋이 나가버렸네요.

넘버원코리안
펑크 사운드 밴드였는데, 브라스 멤버가 2명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브라스 밴드는 아니고 펑크 사운드에 브라스를 가미한 정도의 느낌이었네요. 생각도 못했는데 관객쪽에서는 분위기가 엄청났습니다. 이날의 두번째 모싱이었는데, 저는 국카스텐에서 진을 다 빼버려서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재밌을 것 같은데 같이 못 놀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ㅠ_ㅠ

Kishidan
키시단입니다. 아마도 제 짧은 일본어 지식으로는 '기사단'의 일본식 발음일겁니다. 이날의 엄청난 대박 공연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솔직히 아무도 기대 안했잖아요. 음악 자체는 그냥 일본식 비주얼 락이었는데, 뭔가 초장부터 비주얼 포스가 풍기긴 했었습니다. 교복인지 쿵후복인지 같은걸 깃색깔만 다르게 입고 나와서 무슨 '크로마티 고교'를 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머리모양도 딱 '북두신권'스타일...
근데 갑자기 옆에서 8명 뛰쳐나오길래 무슨 아크로바틱 하는줄 알았더니 보컬 2명 옷을 벗겨가더군요. 벗고나니 안에는 빨강, 파랑 무도복이었습니다. 뭐 이 아저씨들 환복 엄청나게 많이 하더군요. 끊임없이 옷 갈아입고 사람도 계속 바뀌고, 멤버가 몇 명인지도 잘 구별이 안되더라는... 나중에는 단체로 보라색 특공복을 입고 나왔는데 그냥 입이 딱 벌어지더군요. 이 아저씨들 공연하러 온건지 행사하러 온건지.
그러다 기타를 벗더니 갑자기 댄스 그룹으로 변신해서는 키시단 테마송(?) 같은 거에 맞춰서 춤을 추더군요 -_-; 그 다음이 대박이었는데 뭔가 익숙한 인트로가 들려오더니 "어젯밤엔... 난 네가 싫어졌어~, 어젯밤엔... 난 네가 미워졌어~" 관객쪽에서는 때아닌 엄청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죠. 눈에 띄는건 기타리스트 아저씨가 깁스를 하고 춤을 췄다는 거. 기타도 깁스하고 서서 치고 있었... 어쨌든 전혀 예상 밖으로 폭풍을 몰고왔던 밴드 키시단였습니다.

와이낫
죄송합니다. 이 때 저녁 먹었어요. 그래도 괜찮은 이유는 2년전에 부산에서 봤기 때문이죠.
솔직히 와이낫 음악은 괜찮긴한데, 저녁을 안먹고 마지막 공연까지 뻐기는 건 무리잖아요.
음악이 제육덮밥 맛이었다고 해두죠 ㅎㅎ;;

YB
이번에 Stay Alive랑 담배가게 아가씨 빼고 전부 새 앨범... 그것도 프로젝트 앨범에 있는 곡들로 공연을 해서 그런지 호응이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담배가게 아가씨까지는 텐션이 최고였는데 말이죠. 윤도현씨 너무 실험적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그래도 음주공연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새 앨범에 있다는 타이틀 곡 Snikers도 제법 괜찮긴 했습니다.

Wagdug Futuristic Unity
이름만 봤을때는 일렉트로니카 계열일 줄 알았는데. 양일간 공연중에 가장 빡센 사운드가 아니었을까 하네요.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였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들려요(귀 찢어지는 줄 알았네요) 하면서 그냥 30분간 미쳐서 휘젓고 다녀버렸습니다. 이날의 3번째 모싱이었지만 지속시간 30분짜리여서 이거 끝나고는 반쯤 탈진했습니다.

LCD Soundsystem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일렉트로니카였습니다. 그냥 한시간 넘게 방방뛰면서 놀았네요. 그래도 2년전 부산 락페에서 한순간에 공연장을 다대포 클럽으로 만들어버린 김바다씨의 포스를 잊지 못해서인지 그 때보단 좀 별로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드럼 킷을 뒤쪽에 두지 않고 오른쪽 사이드에 있던게 다소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Vassline
바세린입니다. 말이 더 필요한가요?
3집 발매 단독공연때 이후 2년 만에 본 바세린에는 박진씨가 없었습니다. 뭐 다른 멤버로 대체했다고는 해도 전 박진씨가 좋아요.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와 누워서 빙빙돌며 기타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뭐 바세린 역시 미친듯이 놀았습니다. 빙빙돌고, 모싱하고, 가사 좀 잘아는곡 나오면 앞에나가서 마이크 뺏어서 부르고, 역시 공연의 끝자락은 Assassin of death 랑 Flowers in the sand 가 장식했습니다.

Hoobastank
후바스탱크보고 오신분들이 상당히 많았을 겁니다. 생각대로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또 이날의 마지막 공연인지라 사람이란 사람은 다 모아놓은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후바스탱크 곡들을 잘 몰라서 대충 즐겼는데, 제법 괜찮은 곡들이 많긴 하더군요. 말랑말랑한 모던 락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건 아니더군요. 그래도 제가 아는 The reason 이랑 Out of control은 제대로 즐겼습니다. 예상대로 The reason 떼창은 쩔었습니다.

25일

늦잠자고 10시에 일어났지만은 서구청 근처의 찜질방이었기때문에 느긋하게 씻고 나와서 검암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또 다시 약속의 땅에 왔습니다. 이날은 전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취침장소의 이점을 살려서 제대로 점심도 먹고, 저녁으로 먹을 빵까지 사들고 들어갔습니다. 확실히 전날의 시행착오가 있어서 그런지 체력이 첫날보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더 제대로 즐겼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별로 본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간도 더 빨리간듯 느껴졌고요. 도착하니 Poe 가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Poe(포)
디어 클라우드 같이 무난하게 감성적인 사이케델릭 사운드를 들려주는 밴드였습니다. 신기한건 리드기타가 없었다는거. 키보디스트 여자분이 보컬까지 하고 있었고, 드럼+베이스+키보드의 3인조 밴드였다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드기타가 없는만큼 베이스 사운드가 정말 비중있게 들렸습니다. 페달밟고 베이스 솔로까지 하시던... 상당히 괜찮았던 느낌이었습니다.

윈디캣
약간 펑크 락 같은 느낌이었는데, 기타+보컬을 맡으신 분이 껌엑스의 이용원씨랑 비슷한 인상이었습니다. 대신 신디사이저를 이용하고 있는게 특징이었습니다. 왠지 요즘 대세가 신디사이저인 것 같았습니다. 그냥 쭉 듣긴 들었는데 확 꽂히는 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오르겔탄츠
이런걸 밴드라고 불러야하나, 멘트하는 분이 '락 아니라도 재밌죠?' 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무슨 라틴음악인지 집시음악 비슷한 음악이었습니다. 드럼이 없었고, 기타 두대에 아코디언에 북이랑 비슷한 타악기랑 바이올린이 있었습니다. 첫 곡할때는 분홍색 드레스 입은 외국 여자분이 나와서 빙글빙글 춤을 추시더군요, 그래서 외국 밴드인줄 알았었습니다. 음악 자체는 그냥저냥 라틴음악으로 들을만 하긴 했는데 시간이 거의 겹쳐있어서 10분정도 보고 슈퍼키드 보러 이동했습니다.

슈퍼키드
역시 슈퍼키드답게 잘 놀더군요. 2년전 부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놀았습니다. 솔직히 선곡은 달라진게 크게 없는데 (감성밴드인지 뭐시기 랍시고 말랑말랑한거 2곡정도 했습니다) 관객쪽에서 부산만큼 격렬하게 놀지를 않아서요. 가볍게 모싱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모싱이 있었긴 있었는데 그냥저냥 끝난듯. 뭐 그래도 무대를 폭파시켜버리는 그들인지라 올해는 얌전히 놀아야지라고 생각했던 저를 30분 내내 뛰게 만들었더라는... 

세렝게티
아프리카 초원의 바람이 느껴지는 밴드였습니다. 은근히 코러스를 따라하게 되는 음악들도 재밌었고, +트럼펫이 있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잘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허클베리 핀
이번에 5집이 나오는 벌써 중견(?) 락 밴드인 것 같더군요. 아는 사람들은 아는 것 같지만 전 처음 보는 밴드였습니다. 그냥저냥 무난한 사운드를 들려주셨습니다. 괜찮긴한데 딱히 완전히 제 취향은 아닌지라 그냥 보고 듣고 즐기기만 했습니다. 멤버구성도 거의 정형적인 구성이라 트윈기타+베이스+드럼+보컬+키보드 의 6인조 밴드였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신디사이저를 쓰지 않은 몇 안되는 밴드라서 그런지 괜찮게 들었습니다.

I & I 장단
이름만 봐서는 무슨 퓨전 국악밴드인줄 알았는데, 완전 골수 펑크 밴드였습니다. 근데 펑크 락을 쓰래쉬 메탈로 들리게 만드는 펜타포트 공연장 춰러염 -_-; 생각외로 괜찮아서 30분간 방방뛰고 끝났습니다.

이한철
한가닥 하시는 분인건 아는데, 브라스 멤버가 대세인지 여기에도 브라스 멤버가 두 분 있으시더군요. 트럼본+섹소폰 은근 슬쩍 괜찮았습니다. 친구도 잘 몰랐다는데 음악은 들어본적 있다더군요. 그냥 전 방금전 미친듯이 방방뛰던 체력을 보충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죠.

Opshop
이날의 대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는 그냥 무난한 락. 그냥 락 밴드구나 싶었는데, 엄청나게 열정적인 무대였습니다. 정말로 앨범 한 장 사고싶어질 정도였습니다. 무대 매너도 좋으시고, 파워풀한 보컬도 인상적이었죠. 제 생각엔 양일간 공연중 가장 파워풀한 보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은품 투척(?)도 있었고요. 저도 하나 건졌습니다 ^^;

Ego-Wrappin'
일본 밴드였는데, 음악이랑 안 맞게 보컬이 너무 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제대로 보지는 않았고 앉아서 저녁으로 준비해간 빵을 먹으면서 들었습니다. 저녁먹을 시간까지 배려해서 타임 테이블을 짜주시는 펜타포트 관계자들 정말 세심한 것 같습니다. (엉?)

킹스턴루디스카
무슨 자메이카 밴드인줄 알았는데, 한국 밴드였습니다. 대신 사운드 스타일은 진짜 자메이카 스타일. 양일간 공연중 진짜 제대로 된 브라스 밴드였습니다. 금관악기도 4개나 있었으니까요. 이래저래 신나는 음악이 이어졌고, 보컬분이 무대아래로 뛰쳐내려와서 관객들을 가로질러 한바퀴 돌고 들어가신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다른 공연 보러 왔다갔다 할때 보컬분 한번 마주쳐서 인사했습니다.

김창완 밴드
우리나라 사람중에 이 아저씨 모르는 사람도 있음?
근데 예상 밖이었던건 솔직히 그냥 1시간 방방뛰다가 끝나는 식일줄 알았는데 정말 재밌게 놀았다는거, 가벼운 모싱도 많이 나왔고, 사람들 가장 많이 어깨위로 떠다녔던 시간이었다.
오토바이도 많이 탔고, 마지막에 개구쟁이에서는 그냥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 이날의 가장 크게 예상을 깨는 공연이었다.

The Grates
뭐라고 읽어야할지 모르겠으니 편의상 그냥 그라테스라고 읽겠다. 호주에서 왔다는데 양일간 공연중에 유일한 여성드러머가 인상적이었다. 근데 솔직히 목소리 듣기 전까지는 여자인줄 몰랐어 -ㅅ-; 그리고 여자 보컬분의 패션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좀 뭐시기했다. 야하다는게 아니고 언밸런스하나고 해야하나. 스타킹위에 꽃무늬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 뭐하나 걸치고 나오셨는데, 그야말로 아스트랄의 극치였다. 비주얼과는 상관없이 음악은 상당히 괜찮았고, 사람들을 엄청나게 잘 선동했다. 보컬 아줌마 30분 내내 방방 뛰고 헤드뱅잉 하는데 신발에 무슨 스프링 달려있는줄 알았다. 앞에서 방방뛰는데 별 수 있나 밑에서도 30분내내 뛰었다. 덕분에 체력 고갈 ㅋㅋㅋ

Dir En Grey
Dir=동전 En=전치사 Grey=회색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3개 국어의 조합인 이 말은 회색의 동전이라는 뜻인데,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본 비주얼 락 밴드다. 25분이나 늦게 등장하시고, 멘트하나 없는 불친절한 밴드였지만, 25분 늦게 나와도 상관없고 우린 쿨하니까 할꺼 다하고 들어감 우왕ㅋ굳ㅋ 하는 모습을 보여주심. 난 솔직히 제대로 아는건 거의 없고, 여기저기서 귀동냥으로 들은게 많아서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었긴 했다. 그나마 좀 아는게 The Final 이었는데 공연 후반부에 나왔다. 확실히 장르가 장르인지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초반부에는 제법 있었는데, 시시각각 사람들이 빠져나가더라. 우린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참 앞으로 갔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맨 뒷줄 근처였다 ㅋㅋㅋ

뜨거운 감자
Dir 보다가 지친 사람들이 다 여기 와 있었나보다. 내가 본 뜨거운 감자 공연중에 사람이 제일 많았던듯. Dir 때문인지 다른 스테이지에서 하는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뜨거운 감자도 약간 늦게 시작했었던 것 같다. 뭐 솔직히 뜨거운 감자는 괜찮은 곡들도 많고 공연하면 사람들 띄우는 곡들도 많기는 한데 딱히 히트곡이라고 할만한건 없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최근에 나온 고백이라는 곡이 제법 히트곡이 되면서, 뜨거운 감자도 드디어 떼창을 하는 곡이 생겼다. 고백 공연할때까지 사람들이 공연장 맨 뒤에까지 사람이 거의 꽉 차있었는데 텐트쳐놓은 공연장이라 그런지 떼창하는데 진짜 쩔었다. 근데 웃긴건 고백 공연 끝나니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30%정도는 바로 빠져나갔다 -_-; 하지만 난 뜨거운 감자 공연의 백미는 맛좀봐라 라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기다려서 뜨거운 감자 맛좀 보고 나왔다.

Ian Brown
브릿 팝에서는 Oasis도 인정한다는 이안 브라운이었지만 내 취향이 아닌지라... 게다가 실제로 들어보니 이건 뭐 브릿 팝인지 일렉트로니카인지 밴드인지 퓨전 사운드인지 잘 구별도 안되고, 1시간정도 들었긴 한데 뒤쪽에다가 의자 갖다놓고 느긋하게 앉아서 들었다. 오죽하면 차라리 뜨거운 감자랑 공연 시간이랑 장소를 바꿨으면 훨씬 나앗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 마지막 공연인데도 사람들도 그리 많지도 않았다. 전날 후바스탱크 공연이랑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 난 그나마 괜찮은 곡 한 곡 듣고 공연 끝나기 30분 전쯤부터 그냥 남은 돈으로 먹을거 사먹고 나왔다. 일찍 나온 덕분에 셔틀버스도 여유롭게 타고, 택시 할증도 안붙어서 좋았다. (엉?)



이렇게 양일간의 꿈의 무대를 보고 탈진해버려서 찜질방에서 씻고나서 바로 뻗어버렸다. 9시에 일어나서 대충 빵이랑 우유로 아침 때우고 집에 오니까 딱 12시. 후기쓰고 나니 거의 3시가 다 되었다.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건만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어서 뭔가 아쉽다. 누가 '킥'좀 해주세요.

몇가지 여담이지만, (특히 부산 락페 가본거랑 비교하게 되는것)
확실히 부산 락페에 비하면 좀 상업성이 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대신 회장이 넓고 여러가지 부스를 잘 구비해 놓았다는거. 부산에서는 딱 앨범파는거랑, 행사본부랑, 물품보관소 밖에 없었는데. 좀 비싸긴 하더라도 먹을게 정말 많다는건 장점인듯. 부산은 정말 먹을게 없어서 이틀간 팥빙수랑 컵라면밖에 안먹었던 기억이... 근데 진짜 뭘 해도 펜타포트에서는 돈이 들더라. 정말 x랑드 사이다 아니었으면 수분보충에만 몇 만원 썼을듯. x랑드 사이다 많이 사먹어주겠습니다. 나중에는 라인업 좋을때 꼭 캠핑권 끊어서 갈겁니다.

공연장의 프로레슬러들.
모싱은 프로레슬링이 아닙니다. ㅠ_ㅠ
이건 뭐 슬램 수준도 넘어서, 거의 숄더 차지에다가. 몸통박치기 -_-;
분위기 타서 같이 노는건 좋은데 좀 오버하지 말아주세요.
마지막 날은 가볍게 모싱다운 모싱들이어서 좋았는데 정말 24일은...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여자분들.
상반신은 모르겠는데 좀 재밌게 놀려면 웬만해서는 긴바지 입고 오세요. 뭐 솔직히 나같은 사람은 눈이 즐거워서 좋긴 하지만, 여러사람 보여주러 오는건 아니잖아요. 재밌게 놀려면 긴바지 입고와서 한바탕 놀고 가세요. 이래서 뭐 모싱이나 한번 제대로 해보겠어요? 그리고 정말 치마입고 방방뛰는건 아니라고 생각함 ㅡㅠ 보는사람이 더 민망하답니다.

posted by 라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