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1. 15:46 책이 좋아~/라노베 리뷰
    


인물묘사 ★★★
정황묘사 ★★★
구성력 ★★★★☆
난이도 ★★★★
문장력 ★★★★
진실성 ★★★★
일러스트 ★★★★
흡인력 ★★★★★
개그도 ★☆
감동 ★★★★
액션 ★★★★☆
캐릭터 ★★★★☆
어필 ★★
분량 ★★★★



구매 Lv : 9/10
랭크 : S

저자 : 타카네 준이치로
일러스트 : 토모조
번역 : 현정수


낱권으로 따로쓸까 한번에 몰아쓸까 정말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이렇게 나왔지만, 좀 전까지만 해도 낱권으로 따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연옥의 에스쿠드. 정말로 번역출간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린 작품이고, 타카네 준이치로인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12월의 베로니카>를 보고 타카네씨의 팬이 되어버렸고, 일웹을 뒤지다가 베로니카와 마찬가지로 토모조씨와의 콤비인 연옥의 에스쿠드라는 작품이 있다는것을 알게되었다. 그 후로는 기다리기만 했었고, 이제서야 그것을 보게 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것이다. 워낙에 내 취향에 잘 맞는 그런것. 이런 것을 기다려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에는 네타리뷰 안쓰려고 은근히 고생했는데, 책 소개글을 같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너무 비약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말이다. (특히 리뷰 끝 부분)
"그것의 해독을 위해 수많은 인간이 미쳐갔고 또한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의 고서점에서 발견된 한 장의 종이. 거기에는 저주받은 문자로 '게이트'의 장소가 기록되어 있었다.
'게이트'-그것은 마계와 현 세계를 잇는 문.
"녀석들은 사람의 고기를 먹고 피를 빨아 들인다."
그 봉인이 깨지는 순간, 세계는 '마족'에게 유린당해 지옥이 될 것이다. 퇴마의 요검 블라디미르에게 선택된 소년, 후카츠 카오루는 교황청 소속 조직 에스쿠드의 일원이 되어, '게이트'를 봉인하는 힘을 가진 미소녀 '레이디 키'의 호위 임무를 부여받는다.
"녀석들에게 레이디 키를 빼앗기면 안 돼. 지킬 수 없을 때는 네가 그녀를 죽여."
열일곱 살의 소년에게 부여된 잔혹한 사명.
하지만 그것은 카오루의 긴 싸움의 시작에 불과했다.

세계의 존망을 걸고 마족과 싸워온 전사집단 에스쿠드.
그들의 투혼이 만들어 내는 뜨거운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 1권 소개글



<트리니티 블러드>의 설정과 분위기
사실 본인의 라노베 입문작은 <트리니티 블러드>이다. 요약글이 너무너무 나를 잡아 끌어서 말이다. 나는 이런게 좋다. <연옥의 에스쿠드>도 트리니티 블러드와 흡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굳이 설정면에서 논하자면 에스쿠드가 좀더 낫다는 견해지만, 일단 교황청이 등장하고
마족을 견제하는 것이 에스쿠드, 뱀파이어(장생종-메토세라)를 견제하는 것이 트리블라. 이것만이었다면 비슷했겠지만 에스쿠드에서는 분명한 목적이 존재한다. 레이디 키를 지키는 것. <트리니티 블러드>에서는 단순한 일련한 사건들의 해결이 이야기의 주축이 된다. 전개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연옥의 에스쿠드>에 좀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스트레이트 재킷>의 묘사
라노베에서 묘사하면 아키야마 미즈히토씨라고 하지만 그것은 독특한 전개에 따른 신선한 묘사방법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나한테 잘 안 맞았다), 진정 전통적인 묘사로 눈에 확 띄는 사람은 사카키 이치로씨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이것이 묘사의 본질이다"라고 할 만한 작품이 <스트레이트 재킷>. 묘사만큼은 단연 어떤 작품보다도 압권이다 (특히나 전투장면). <연옥의 에스쿠드>를 보면서 나는 <스트레이트 재킷>을 다시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만큼의 치밀한 묘사는 아니었지만, 그것을 떠올리게 만든 것으로도 좋았다. 다만 <스트레이트 재킷>에서의 묘사에서는 군더더기가 없었지만, <연옥의 에스쿠드>에서의 묘사에는 군더더기가 간혹 보인다는 점이 약간 아쉽다.

<12월의 베로니카>의 감수성
기본적으로 같은 작가인 타카네 준이치로씨의 작품인 만큼, 그 안에 배어있는 감수성은 역시 그대로였다. 그 같은 반전이란 반전하며, 전개상 죽여야할 인물은 아낌없이 죽이는 것도 그렇고, 정말로 우울하고 나아가서는 암울한 이야기. 그것을 어떻게든 햇빛이 드는 곳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도 그렇고. 많은 것들을 숨겨두고 하나 둘씩 드러나는 진실들, 정말 레이디 키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설정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언제나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그래도 1권이 우울한 이야기 였다면 (부제만 봐도 rainy day & day) 2권에서는 아련한 이야기여서 다행이었달까. 하지만 배신의 이야기까지 <12월의 베로니카>와 닮다니, 너무하잖아. 너무 슬프잖아.

몇 가지 눈에 띄는 점
작품 상의 설정에 실제의 역사를 잘 녹여내었다.
가끔은 작품 상의 설정이 진실이고 역사가 왜곡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마족에 의해 발생한 어두운 역사속의 진실을 교황청의 역사조작으로 미화되어 적당히 은폐되었다는 이야기들인데, 실제로 정말 그럴싸한 것들이 많았다.
또한 두꺼운 볼륨은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들어버렸다. 역시 가격대 성능비가 최고라고. 재미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지. <12월의 베로니카>가 단권으로 끝나서 시원섭섭(?)했다면, 후속권을 위한 배려들이 곳곳에 담겨있어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만 여러가지 성정체성(...)이 등장하는, 그래서 역자 후기에서도 애로사항을 토해내는 그런 작품. 15세 미만 구독불가쯤 되려나...?!


참고로 1권표지는 주인공이 아니다. 2권표지 맨 앞에 있는 녀석이 주인공이다. 이런 점은 좀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1권에서는 에스쿠드로 선택받은 소년이 겪는 이야기 (소개글 참고), 2권은 그 소년의 에스쿠드 취임식 직전의 잠입미션이야기이다. 왠지 <트리니티 블러드>의 홀수권 ROM, 짝수권 RAM 과 닮은 전개라서 약간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뒤부터는 다르겠지만). 여하간 정말로 오랜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작품이 나오게 되어서 진심으로 기뻤다. 후속권이 하루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며.

ps) 일본에서 발매속도는 왜 이렇게 늦는거야 ㅠㅠ

2007. 08. 21.
15:46 라피.
posted by 라피